당뇨 치료 중 한약 복용: 예상치 못한 혈당 급등 사례

서론

최근 들어 보완 대체 의학과 통합 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만성 질환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한약이나 건강 보조 식품을 병행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 사이에서도 약물 치료 외에 한방 치료를 병행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많은 한약 성분이 혈당 강하 효과를 기대하게 하지만, 모든 결과가 긍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일부 사례에서는 한약 복용이 예상치 못한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한 당뇨 환자가 한약 복용 후 급격한 혈당 상승을 경험한 사례를 바탕으로, 그 과학적 원인과 임상적 시사점, 그리고 실질적인 예방 전략을 제시합니다.

사례 개요: 당뇨 환자의 갑작스러운 고혈당

이번 사례의 주인공은 58세 여성으로, 5년 전부터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습니다. 메트포르민(하루 2회 500mg 복용), 균형 잡힌 식단, 꾸준한 운동으로 질병을 잘 관리하고 있었으며, 지난 1년간 HbA1c 수치는 7.1% 수준으로 안정적이었습니다.

최근 피로감과 전반적인 에너지 저하로 인해 한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기(氣)를 보하고 비장과 신장의 기능을 도와준다”는 복합 한약 처방을 복용하게 되었습니다.

복용 2주 후, 공복 혈당이 기존의 110~130mg/dL에서 200mg/dL 이상으로 상승했고, 식후 혈당은 300mg/dL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용 혈당 측정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록한 결과입니다. 식단, 운동, 기존 약물 복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으며, 감염이나 스테로이드 사용 등 다른 원인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약 복용을 중단한 후 3~4일이 지나자 혈당 수치는 다시 정상 범위로 회복되었습니다.

약리학적 상호작용과 혈당 상승의 가능한 원인

1. 약물-한약 상호작용

가장 가능성 있는 설명은, 처방된 한약 중 일부 성분이 메트포르민의 혈당 강하 효과를 약화시켰다는 것입니다. 일부 한약 성분은 간 효소(CYP450 등)를 유도하거나 억제하여 약물의 대사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 결과 약효가 약해지거나 지속 시간이 짧아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삼은 효소계를 조절하는 성분이 있어 개인 및 조성에 따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호르몬 및 내분비계 조절

전통 한의학에서 '기 보약'이나 '양기 보충'으로 알려진 한약 성분 중에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HPA) 축을 자극해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등)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호르몬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고 간에서 당 생성을 촉진하여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3. 특정 한약 성분의 직접적 혈당 상승 작용

다수의 연구에서 고삼, 고추냉이, 황련 등은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보고되었지만, 반대로 일부 한약 성분은 소화관 내 탄수화물 흡수를 증가시키거나, 내인성 당 생성을 유도하는 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한약 구성물 중 당분, 전분, 배당체 등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4. 한약 제제의 첨가물 또는 복용 방식

한약을 탕약이나 시럽 형태로 복용하는 경우, 당밀이나 설탕이 포함된 제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제제는 특히 장기 복용 시 혈당 상승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문헌과 연구에서의 뒷받침

대부분의 임상 연구는 한약의 혈당 강하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2021년 Frontiers in Pharmacology에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는 페뉴그릭, 알로에베라 등의 약초가 HbA1c 수치와 공복 혈당을 유의미하게 낮춘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고혈당과 관련된 부작용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습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보고서에서는 “표준화되지 않은 한약 제품이 예측 불가능한 혈당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그 위험성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2020년 Medicine (Baltimore) 저널에서는 당뇨 치료 중 한약 병용 시 안전성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노인이나 혈당 변동이 잦은 환자에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상적 시사점 및 환자 대상 조언

• 모든 복용 내용을 의료진과 공유하세요. 한약이든 건강 보조 식품이든, 모든 복용 중인 약을 주치의에게 반드시 알리세요.
• 복용 초기에는 혈당을 자주 측정하세요. 특히 한약을 처음 시작하는 첫 2주 동안은 하루 3회 이상 혈당을 측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한약 성분을 명확히 확인하세요. 탕약이나 제제의 구성 성분, 첨가물, 탄수화물 함량 등을 확인해 보세요.
• 감미료나 술기운 있는 제제는 주의하세요. 당밀, 설탕, 알코올 성분이 포함된 경우 혈당이 급등할 수 있습니다.
• 이상 반응이 있으면 기록하세요. 복용 시기, 혈당 수치, 복용량 등을 기록하면 다음 진료나 상담 시 큰 도움이 됩니다.
• 한·양방 협진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한약과 양약을 함께 사용할 경우, 통합 진료 경험이 있는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제도적 문제와 임상 윤리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 사례는 한약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의 부재와 관련 임상 시험의 부족을 드러냅니다. 일반 의약품에 비해 한약은 규제가 느슨해 부작용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향후에는 환자가 자발적으로 복용 반응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 플랫폼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이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중요한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

한약은 일부 당뇨 환자에게 효과적인 보완 치료가 될 수 있지만, 기존 혈당 조절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예상치 못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자연산' 혹은 '한방 치료'라고 해서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모든 치료 방식은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의료진과의 소통과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여러분은 당뇨 치료 중 한약이나 건강식품을 복용해 보신 경험이 있나요? 혹시 혈당에 변화가 있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아래 댓글로 경험을 공유해 주세요. 질문도 환영합니다!